민두재


마취통증의학과 임상과장

의학박사

사단법인 한국카나비노이드 협회 회장

범부처 의료기기 전문평가위원

전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마취통증의학

마취통증의학은 흔히 "환자를 재우는 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수술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사람의 생리를 통째로 관리하는 학문이다. 의식을 없애는 것은 시작일 뿐이고, 그 순간부터 환자의 호흡, 순환, 체온, 통증 반응은 전부 마취과 의사의 손에 넘어오게 됩니다. 외과의가 병소를 다루는 동안 마취과 의사는 그 환자가 수술대 위에서 살아 있도록 지키는 사람인 것입니다.마취통증의학의 뼈대는 크게 네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는 마취로, 전신마취와 부위마취로 나뉘며 환자의 나이, 기저질환, 수술 종류에 맞춰 술전에 설계하여 수술의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학문이다. 그중 심장이나 폐를 여는 수술처럼 순환이 잠시 멈추는 상황을 다루는 심폐마취는 그중에서도 가장 정교한 판단을 요구하는 마취의 꽃이라 하겠다. 둘째는 중환자의학으로, 수술실 밖에서도 인공호흡기와 승압제로 생명을 유지하는 기술은 본질적으로 생명을 연장하고 유지하는 마취의학의 연장이라 하겠다. 셋째는 통증의학이다. 급성 수술 후 통증부터 질환에 의한 만성통증, 암성통증까지, 통증을 하나의 질병으로 보고 치료하는 학문이다. 넷째는 진정 또는 진정마취로, 내시경이나 영상검사처럼 수술이 아닌 시술상황에서 환자의 불안과 고통을 줄여주어 최선에 결과를 유도하는 학문이라 하겠다.이 중 최근 가장 빠르게 수요가 넓어진 곳이 통증의학이다. 부위마취와 경막외 진통요법에서 기인하여 지금은 C-arm 및 초음파 가이드하에 다양한 신경과 조직에 맞춤형으로 적용되고 있다. 최근 고령층이 증가함에 따라 통증치료를 요구되는 환자수가 매년 증가되고 있는 상황이다.마취통증의학은 생명을 다루는 학문으로 의료전반에 걸쳐 환자의 삶의 질을 다룬다. 수술중 환자의 생명을 유지하며, 환자가 아플 때 그 고통을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덜어주는 것. 이 두 가지 책임 위에 서 있는 학문이 바로 마취통증의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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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대마

저는 마취통증의학을 전공한 임상의로서 의료대마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출발점은 대마 자체가 아니라 통증이었습니다. 암성통증과 만성통증 환자를 오래 진료하면서, 오피오이드가 가진 한계인 내성, 의존, 그리고 제도권 밖으로 흘러나가는 오남용을 매일 마주해야 했습니다. 미국의 오피오이드 위기만큼 극적이지는 않지만, 우리나라 역시 마약류 범죄와 불법 유통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저는 카나비노이드가 이 문제에 대한 하나의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만성통증과 암성통증에서 오피오이드 사용량을 줄이고, 그만큼 중독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연구할 가치가 있습니다.제가 이해하는 의료대마학은 대마를 "허용할 것인가"를 다투는 학문이 아닙니다. 내인성 카나비노이드 시스템이라는 생리학적 실체 위에서, THC·CBD를 비롯한 카나비노이드가 어떤 수용체에 작용하고, 어떤 적응증에 어느 정도의 근거를 가지며, 어떤 용량과 제형에서 안전한지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임상약리학의 한 분야입니다. 난치성 뇌전증에서의 에피디올렉스처럼 근거가 확립된 영역이 있고, 신경병증성 통증·항암 보조요법·PTSD처럼 근거가 축적되고 있는 영역이 있으며, 아직 기대에 머무는 영역도 있습니다. 이 셋을 구분하지 않고 뭉뚱그려 말하는 순간, 찬성하는 쪽도 반대하는 쪽도 과학을 떠나게 됩니다.우리나라는 2018년 마약류관리법 개정으로 의료용 대마의 문을 열었지만, 실제 환자가 접근할 수 있는 것은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한 소수의 수입 의약품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 사이 미국은 연방 차원의 재분류를 진행했고, 일본은 75년 만에 대마초 관리법을 개정해 의료용 카나비노이드를 제도 안으로 들여왔으며, 독일·캐나다·호주·태국은 각자의 방식으로 제도를 정비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와 UN의 재분류 권고 이후 흐름은 분명합니다. 저는 지금이 우리 의료대마 정책의 변곡점이라고 판단합니다. 그러나 변곡점에서 필요한 것은 구호가 아니라 준비입니다. 처방할 의사가 무엇을 근거로 판단할지, 약사가 무엇을 조제할지, 규제 당국이 무엇을 기준으로 승인할지에 대한 공통의 언어가 먼저 있어야 합니다.『의료대마학』 교재를 기획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저는 예전에 비마취과 의료진을 위한 진정마취 교재를 쓰면서 한 가지를 배웠습니다. 현실에서 이미 이루어지고 있는 의료 행위를 부정하는 것보다, 그것을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지식을 표준화해 나누는 편이 환자에게 훨씬 이롭다는 것입니다. 의료대마도 마찬가지입니다. 환자들은 이미 해외 처방, 자가치료용 수입, 때로는 법적 회색지대에서 대마 성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방치하거나 범죄자로 취급하는 대신, 의료인이 근거에 기반해 판단하고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저의 입장은 단순합니다. 의료대마는 만능 치료제도, 위험한 마약도 아닙니다. 근거가 있는 곳에서는 적극적으로 쓰고, 근거가 부족한 곳에서는 연구하며, 오남용의 위험은 교육과 관리로 통제해야 합니다. 의료대마학은 이 세 가지를 동시에 해내기 위한 학문이며, 저는 그 토대를 만드는 일에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의료대마학 학문의 개론

제1장 의료대마학이란 무엇인가1.1 정의
의료대마학은 대마(Cannabis sativa L.)와 그 구성 성분을 의학적 목적으로 이해하고 활용하기 위한 지식 체계를 말한다. 식물의 품종과 화학적 조성에서 출발하여, 성분이 인체에서 작용하는 기전, 질환별 임상 적용과 안전성, 원료와 제제의 품질 관리, 그리고 이를 규율하는 제도와 윤리에 이르기까지를 하나의 대상 아래 통합하는 학문이다.
이 정의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통합이라는 말이다. 의료대마학은 새로운 지식을 처음부터 만들어 내는 학문이라기보다, 이미 여러 분야에 흩어져 있는 지식을 하나의 대상을 중심으로 재조직하는 학문에 가깝다. 식물학자는 품종을 연구하고, 분석화학자는 성분을 측정하며, 약리학자는 수용체를 탐구하고, 임상의는 환자를 치료하며, 법학자는 규제를 논한다. 그러나 이들이 각자의 영역에 머무는 한, 환자 앞에 놓인 한 병의 대마 의약품을 온전히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1.2 왜 지금 이 학문이 필요한가
의료대마는 오랫동안 학문의 대상이 되기 어려웠다. 20세기 대부분의 기간 동안 대마는 대다수 국가에서 금지 물질이었고, 금지는 연구 자체를 가로막았다. 그 결과 대마에 대한 지식은 축적되지 못했고, 축적되지 못한 지식은 교육될 수 없었으며, 교육되지 못한 지식은 임상에서 활용될 수 없었다.
상황이 달라진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2018년 세계보건기구 전문가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2020년 유엔 마약위원회는 대마를 여전히 Schedule I로 통제하되 Schedule IV에서는 제외하였다. 의료적 유용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여러 나라가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했고, 한국도 2019년부터 자가치료 목적의 대마 성분 의약품 수입을 허용하였다. 나아가 최근에는 국내 제조와 처방을 논의하는 단계에 이르렀다.즉 제도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 그 제도를 뒷받침할 지식 체계는 아직 정리되어 있지 않다. 처방할 수 있게 되었으나 어떻게 처방할지를 가르치는 곳이 없고, 재배할 수 있게 되었으나 그 품질을 판단할 기준이 공유되어 있지 않다. 의료대마학은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요청되는 학문이다.

제2장 학문적 정당성어떤 대상이 하나의 학문이 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기존 학문의 틀로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 고유한 성질을 가져야 한다. 둘째, 그 대상을 다루기 위해 별도의 훈련과 규범이 요구되어야 한다. 의료대마는 이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 전자를 과학적 정당성이라 부르고, 후자를 제도적 정당성이라 부르기로 한다.2.1 과학적 정당성
현대 약학의 표준 모형은 이른바 마법의 탄환 개념이다. 하나의 분자를 설계하여 하나의 표적에 작용시키고 하나의 질환을 치료한다는 발상이다. 이 모형은 20세기 신약 개발을 이끌었고 지금도 유효하다. 그러나 대마는 이 모형에 들어맞지 않는다. 그 이유는 네 층위에 걸쳐 있다.
다성분성
대마는 하나의 분자가 아니다. 대마에는 100종 이상의 카나비노이드와 200종 이상의 테르펜을 비롯하여 수백 가지 성분이 존재한다. THC와 CBD가 널리 알려져 있으나, CBG, CBC, CBN, THCV 같은 카나비노이드와 미르센, 리모넨, 리날룰, 카리오필렌 같은 테르펜이 각기 다른 작용을 한다. 성분 하나를 분석했다고 해서 대마를 이해했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표적성
대마 성분은 하나의 수용체에 머무르지 않는다. THC는 주로 엔도카나비노이드 시스템의 CB1과 CB2 수용체를 통해 작용한다. 이 시스템은 신경계와 면역계, 소화기, 대사, 뼈, 피부에 이르기까지 몸 전체에 분포하는 항상성 조절계다. 따라서 대마의 작용은 하나의 장기에 국한되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CBD의 경우다. CBD는 CB1과 CB2에 대한 결합력이 낮아 사실상 엔도카나비노이드 시스템 밖에서 작용한다. 그럼에도 뇌전증과 불안, 염증, 신경병증 통증에 광범위한 효과를 보인다. 그 이유는 CBD가 세로토닌 5-HT1A 수용체, TRPV 채널군, 핵 수용체 PPAR 감마, 전압의존성 나트륨과 칼슘 채널, GPR55를 비롯한 고아 수용체, 글리신 수용체와 GABA-A 수용체 등 다수의 표적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CBD에 대해 보고된 분자 표적은 65종을 넘는다. 즉 대마는 하나의 표적은 물론이고 하나의 시스템으로도 환원되지 않는다.다질환성
대마의 적응증은 하나의 질환에 머물지 않는다. 난치성 뇌전증과 다발성 경화증 경직, 항암화학요법에 따른 오심과 구토, 만성 통증과 신경병증 통증, 불안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염증성 장 질환, 피부 질환, 식욕 부진과 악액질에 이르기까지 연구와 적용이 논의되는 범위가 대단히 넓다. 다만 영역마다 근거의 수준에는 큰 차이가 있으며, 이를 구분하는 것 자체가 이 학문의 중요한 과제다.
성분 간 상호작용
대마의 여러 성분은 따로 작용하지 않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이를 앙투라지 효과라 부른다. 1998년 벤-샤바트와 메슐람이 처음 제안하였고, 2011년 이선 루소가 식물 카나비노이드와 테르펜의 상호작용으로 확장하였다. 다만 2020년 글래스 연구팀은 주요 테르펜이 CB1과 CB2에 직접 결합하지 않으며 THC와 CBD의 신호전달도 변화시키지 않는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앙투라지 효과는 아직 기각되지도, 충분히 입증되지도 않은 가설이다. 그러나 이 가설의 존재 자체가 대마를 성분 단위로 분해하여 이해하는 방식의 한계를 시사한다.
이 네 층위를 합하여 광범위 약효(broad spectrum)라 부른다. 광범위 약효를 가진 물질은 하나의 분자 약리학으로 설명되지 않으며, 따라서 여러 분야의 지식을 동시에 요구한다.
2.2 제도적 정당성
설령 대마의 약리가 단순했다 하더라도, 대마는 그 자체로 다른 의약품보다 높은 수준의 준비를 요구한다. 대마가 치료제이면서 동시에 마약류라는 이중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처방이 느슨해지면 오남용과 유출로 이어지고, 지나치게 경직되면 정작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접근하지 못한다. 대마의 처방은 언제나 두 가지 실패의 위험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이다. 여기서 세 가지 요구가 발생한다.
윤리성
의료대마를 찾는 환자는 대부분 기존 치료에 실패한 사람들이다. 난치성 뇌전증 환아의 부모, 진통제가 듣지 않는 만성 통증 환자, 항암치료의 부작용에 시달리는 환자다. 이런 환자는 절박하기 때문에 과장된 기대를 갖기 쉽다. 의료인이 그 절박함에 편승하지 않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데, 이것은 지식의 문제인 동시에 윤리의 문제다. 여기에 사회적 낙인과 상업적 유인이라는 변수가 더해진다. 대마 처방에는 시장이 형성되며, 처방 건수가 곧 수익이 되는 구조에서는 의학적 판단이 상업적 판단에 밀릴 수 있다.
전문성
대마 처방은 기술적으로 어렵다. 표준 용량이 확립되어 있지 않아 낮은 용량에서 시작해 환자의 반응을 보며 올리는 적정 과정을 의료인이 직접 설계해야 한다. 경구액과 구강분무, 캡슐과 오일은 흡수 속도와 생체이용률이 서로 달라 제형을 바꾸면 용량을 다시 잡아야 한다. CBD는 간 대사효소를 억제하여 함께 복용하는 약물의 혈중 농도를 변화시킨다. 같은 대마라도 THC와 CBD의 비율에 따라 정신작용의 정도가 달라진다. 그리고 적응증별로 임상 근거의 수준이 크게 다르므로, 이를 비판적으로 해석할 능력이 필요하다.
관리 역량
세 번째 요구는 특히 생약 형태를 사용할 때 두드러진다. 완제 의약품과 달리 건조한 꽃이나 오일 같은 생약 형태의 대마는 함량이 고정되어 있지 않다. 같은 품종이라도 재배 조건과 수확 시기에 따라 성분이 달라지므로 분석성적서를 읽고 해석할 능력이 필요하다. 보관에 따라 약이 변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어두운 곳에 20도로 4년간 보관하면 THC는 약 70퍼센트 감소하고, 빛에 노출되면 같은 기간에 95퍼센트 이상이 사라진다. THC가 산화하여 CBN으로 바뀌면 약효의 성격 자체가 달라진다.
오염의 위험은 더 직접적이다. 특정 누룩곰팡이가 만드는 아플라톡신은 독성이 있을 뿐 아니라 발암성이 높다. 면역이 저하된 환자에게 곰팡이에 오염된 약초 대마는 치명적인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살충제 잔류물은 추출 과정에서 함께 농축되어 독성이 크게 증가한다. 대마의 적정 수분 함량은 대략 8에서 11퍼센트이며, 7퍼센트 아래로 떨어지면 테르펜이 날아가 약효가 줄고 15퍼센트를 넘으면 병원성 곰팡이가 자란다. 이런 지식은 기존의 의학이나 약학 교과서에 담겨 있지 않다.이 세 가지 요구는 개별 의약품에 대한 지식으로 채워지지 않는다.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통해서만 형성된다. 그리고 교육과정은 학문의 산물이다.

제3장 의료대마학의 구성 영역의료대마학은 여섯 개의 영역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서로 독립된 과목이 아니라, 하나의 대상을 향해 수렴하는 서로 다른 접근이다. 각 영역은 앞의 영역을 전제로 하며, 뒤의 영역에 재료를 제공한다.3.1 대마 식물학과 유전학
모든 논의는 식물에서 출발한다. 전통적으로 대마는 형태에 따라 사티바와 인디카로 구분되어 왔으나, 현대 약리학은 이 구분이 효과의 차이를 설명한다고 보지 않는다. 효과를 결정하는 것은 형태가 아니라 화학적 조성, 곧 화학형이다.
화학형은 다섯 가지로 나뉜다. Type I은 THC 우세형으로 THC가 15에서 25퍼센트에 이르고 CBD는 1퍼센트 미만이다. Type II는 THC와 CBD가 대략 균형을 이룬다. Type III은 CBD 우세형으로 CBD가 9에서 24퍼센트, THC는 1퍼센트 미만이다. Type IV는 CBG 우세형으로 1987년 푸르니에가 보고하였으며, Type V는 카나비노이드가 거의 검출되지 않는 유형으로 2004년 만돌리노와 카르보니가 제안하였다. 같은 품종명이라도 재배 조건에 따라 성분이 달라지므로, 정확한 식별은 결국 화학적 분석에 의존한다.3.2 카나비노이드 화학과 분석학
식물 안에서 카나비노이드는 대부분 산성형으로 존재한다. THCA와 CBDA가 그것이다. 가열하면 탈카르복실화가 일어나 활성형인 THC와 CBD로 전환된다. 이 단순한 사실이 제형과 투여 경로를 이해하는 출발점이 된다.
분석은 주로 크로마토그래피로 이루어진다. 액체나 가스 형태의 시료를 매질에 통과시켜 성분을 분리하고, 질량분석기 등으로 정량한다. 다만 CBG가 CBD로 오인되거나 일부 테르펜이 겹치는 일이 있어 정밀한 오차 보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의료대마에서 가장 중요한 검사는 효능 측정이 아니라 안전성 점검, 곧 병원성 곰팡이와 박테리아, 살충제 잔류에 대한 검사다.3.3 카나비노이드 약리학
이 영역의 중심에는 엔도카나비노이드 시스템이 있다. 우리 몸이 스스로 만드는 아난다마이드와 2-AG, 이들이 결합하는 CB1과 CB2 수용체, 그리고 이를 합성하고 분해하는 효소로 이루어진 체계다. 이 시스템은 특정 장기가 아니라 몸 전체에 분포하며 항상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앞서 보았듯 의료대마의 약리는 이 시스템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CBD는 5-HT1A 수용체를 활성화하고, TRPV 채널을 열었다가 탈감작시키며, 핵 수용체 PPAR 감마를 통해 유전자 전사를 조절한다. 나트륨과 칼슘 채널을 억제하여 막전위를 안정시키는 작용은 항경련 기전으로 제시된다. GPR55에는 길항제로 작용하고, 글리신 수용체는 증강시킨다. FAAH 효소를 억제하여 내인성 카나비노이드의 농도를 간접적으로 높이기도 한다. 테르펜은 또 다른 계통이다. 베타-카리오필렌은 CB2에 직접 결합하는 것이 입증된 유일한 테르펜이며, 리날룰은 GABA-A를 강화하고, 피넨은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를 억제한다.약물동태학도 이 영역에 속한다. 카나비노이드는 지방을 좋아하고 물을 싫어하여 경구 흡수가 불충분하고 불규칙하다. 투여 경로에 따라 발현 시간과 지속 시간이 크게 달라지며, 경구 투여 시에는 간의 초회 통과 대사를 거친다. 약물 상호작용에서는 CBD의 CYP3A4와 CYP2C19 억제가 특히 중요하다.3.4 임상 의료대마학
임상 영역의 기본 원칙은 최소 유효 용량이다. 필요한 효과를 내는 가장 적은 양을 사용하여 인지와 운동 기능의 장애를 최소화한다는 것으로, 흔히 조금씩 시작해 천천히 늘린다는 문구로 요약된다. THC가 용량에 따라 상반된 작용을 한다는 점, 즉 적은 양은 수용체를 활성화하지만 양을 늘리면 같은 수용체를 억제한다는 점이 이 원칙의 근거다.
투여 경로는 흡입(기화), 설하와 구강 점막, 경구, 국부와 경피, 좌약으로 나뉜다. 기화는 수 초에서 10분 이내에 작용이 나타나 용량 조절이 쉽지만 과다 흡입의 위험이 있다. 설하 투여는 약 15분에 느낌이 오고 간의 초회 통과 대사를 우회한다. 경구 투여는 30분에서 90분이 걸리고 흡수가 불규칙하지만 효과가 다섯 시간에서 여덟 시간까지 지속된다. 국부 제제는 전신 정신작용이 거의 없다.한국에서는 현재 네 가지 대마 성분 의약품이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공급된다. CBD 경구액인 에피디올렉스, THC와 CBD를 함께 담은 구강분무제 사티벡스, 드로나비놀 캡슐인 마리놀, 그리고 나빌론 제제인 세사메트다.3.5 품질관리와 생약학
이 영역은 의료대마학이 다른 의약품 관련 학문과 가장 뚜렷하게 구별되는 지점이다. 완제 의약품만 다룬다면 품질은 제조사의 책임이지만, 생약 형태를 취급하는 순간 품질은 임상의 일부가 된다.
재배 단계에서는 GACP와 GMP 기준이 적용된다. 수확 이후의 건조와 큐어링은 품질을 좌우하며, 수분 함량이 15퍼센트 아래로 빠르게 떨어지도록 관리해야 병원성 곰팡이를 피할 수 있다. 보관에서는 열과 빛, 공기, 습도가 핵심 변수다. 산소는 THC와 테르펜을 빠르게 분해하므로 질소 치환 포장이 사용되고, 리모넨이 일부 플라스틱을 녹이므로 용기의 화학적 내성도 고려해야 한다. 오염 검사에는 곰팡이와 박테리아, 살충제, 중금속, 식물생장조절제가 포함된다.3.6 제도, 윤리, 교육
마지막 영역은 이 학문을 사회 안에 자리 잡게 하는 틀이다. 국내에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 기본 법령이며, 2019년 자가치료 제도 시행 이후 국내 제조와 처방을 위한 개정이 논의되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1961년 단일협약 체계와 2020년 유엔의 재분류 결정이 배경을 이룬다.
이 영역의 핵심 과제는 처방 자격과 교육의 연결이다. 누가 처방할 수 있는지를 정하는 일(선별)과 어떻게 처방할지를 가르치는 일(교육)은 서로를 대체하지 못한다. 뒤에서 보듯 영국은 전자만을, 미국 아칸소주는 둘 다 갖추지 못하여 각각 다른 문제를 겪었다.

제4장 간략한 역사4.1 고대에서 근대까지
대마의 약용 기록은 오래되었다. 중국의 신농본초경은 마분, 곧 암대마 꽃에서 얻은 가루를 말라리아와 류머티즘, 생리통 치료에 쓸 수 있다고 기록하였다. 인도 전통 의학에서도 대마는 중요한 약재였다. 서양 의학에 본격적으로 소개된 것은 19세기로, 아일랜드 출신 의사 윌리엄 오쇼네시가 인도에서 관찰한 내용을 보고하면서였다. 이후 대마 제제는 19세기 후반 서구 약전에 등재되어 진통과 진경 목적으로 널리 처방되었다.
4.2 금지의 시대
20세기 들어 상황이 반전되었다. 미국은 1937년 마리화나세법으로 사실상 대마를 규제하였고, 1961년 유엔 마약단일협약은 대마를 국제적 통제 아래 두었다. 1970년 미국 규제물질법은 대마를 Schedule I로 분류하여 의학적 용도가 없다고 규정하였다. 이 분류는 연구 자체를 어렵게 만들었고, 그 영향은 오늘날까지 이어진다.
4.3 과학의 재발견
금지의 시대에도 연구가 완전히 멈춘 것은 아니었다. 1964년 이스라엘의 라파엘 메슐람 연구팀이 THC를 분리하고 구조를 규명하며 합성에 성공하였다. 이것이 현대 카나비노이드 과학의 출발점이다. 이어 CBD와 CBG 같은 주요 성분의 구조가 밝혀졌다.
결정적인 전환은 1990년대에 일어났다. CB1과 CB2 수용체가 확인되었고, 메슐람 연구팀은 우리 몸이 스스로 만드는 카나비노이드인 아난다마이드와 2-AG를 발견하였다. 이로써 엔도카나비노이드 시스템의 존재가 드러났다. 대마가 왜 인체에 작용하는지를 설명하는 근본적 답이 마련된 것이다.4.4 의약품의 시대
기초 과학의 성과는 의약품으로 이어졌다. 영국의 GW 파머수티컬즈는 자사 재배 품종에서 추출한 THC와 CBD를 배합하여 구강분무제 사티벡스를 개발하였고, 이후 고순도 CBD 제제인 에피디올렉스가 난치성 뇌전증 치료제로 승인되었다. 한편 2018년 세계보건기구 전문가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2020년 유엔 마약위원회는 대마를 Schedule IV에서 제외하였다. 엄격한 통제는 유지하되 의료적 목적의 사용을 인정한 것이다.
한국은 2019년 3월 자가치료 목적의 대마 성분 의약품 수입을 허용하였다. 그리고 최근에는 국내 제조와 처방을 위한 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다. 의료대마학이 요청되는 시점은 바로 이 지점이다.

제5장 해외 현황의료대마학이 하나의 학문으로 성립할 수 있는지는 이론이 아니라 사례로 확인된다. 세 나라의 경험은 각기 다른 교훈을 준다.5.1 이스라엘
이스라엘은 의료대마학이 제도로 구현된 대표적인 사례다. 출발점은 연구였다. 1973년 대마 관련 법 개정에서도 연구는 합법으로 유지되었고, 1990년대부터 정부가 연구를 지원하였다. 많은 나라가 금지와 함께 연구까지 봉쇄한 것과 대조적이다.
그 결과가 제도화로 이어졌다. 2016년 히브리대학교 약학대학에 다학제 카나비노이드 연구센터가 설립되었고, 300명이 넘는 연구자가 40개에 이르는 연구실에서 일하고 있다. 이 센터는 생물학과 화학, 의학과 기술을 아우르며 암과 통증, 염증과 면역, 신경과학, 대사, 나노의학, 식물 유전학까지 다룬다. 다학제라는 이름이 수사가 아니라 실체인 것이다.나아가 이 지식은 임상과 규제로 연결된다. 2011년 설립된 의료대마청은 처방 승인과 재배·제조·유통을 함께 관리한다. 가정의는 처방할 수 없으며 전문의와 인증받은 의사만이 처방한다. 그리고 처방의를 위한 국가 표준 임상 매뉴얼이 제공된다. 연구와 임상, 교육과 규제가 하나의 사슬로 이어지는 구조다.다만 이스라엘 의료계 내부에서도 의료대마를 정규 의학 교육과정에 포함해야 한다는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교육은 한 번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하는 과제임을 보여 준다.5.2 미국
미국은 시장과 수요에서는 앞섰으나 학문의 통합에서는 뒤처진 사례다. 연방 차원에서 대마가 Schedule I로 분류되어 있어 무작위 대조시험 수행이 어렵고, 교수들에게 이를 가르치도록 설득하기도 쉽지 않다.
대학원 수준의 학위 프로그램은 여럿 생겼다. 메릴랜드대 약학대학이 의료대마 과학·치료학 석사 과정을 처음 개설하였고, 콜로라도대와 토머스 제퍼슨대, 미시시피대가 뒤따랐다. 학부 과정을 운영하는 대학도 있다.그러나 정작 의학교육 본류는 비어 있다. 의과대학 교육과정 책임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3분의 2가 졸업생이 의료대마를 처방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답했고, 전공의의 약 90퍼센트가 준비되지 않았다고 응답하였다. 의료대마를 가르친다고 보고한 의과대학은 10퍼센트 미만에 그쳤다. 학위 프로그램은 존재하되 의학교육과 단절된 분절형 구조다.5.3 영국
영국은 2018년 11월부터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하면서 처방 자격을 엄격히 제한하였다. 일반의학협의회의 전문의 명부에 등재된 전문의만이 최초 처방을 할 수 있고, 일반의는 최초 처방을 할 수 없다. 신경과와 종양내과, 통증의학, 완화의료 등 해당 분야 전문의로 한정되며 다학제팀 논의가 권장된다.
이는 강력한 안전장치였다. 그러나 대마에 특화된 의무 교육은 두지 않았고, 그 결과 처방 관행에 상당한 편차가 발생하였다. 모범 사례 가이드라인은 합법화로부터 여러 해가 지난 뒤에야 마련되었다. 자격 제한과 교육은 대체 관계가 아니라 보완 관계임을 보여 주는 사례다.5.4 교육을 자격의 전제로 삼는 제도들
한편 교육 이수를 처방 자격의 전제로 명시한 제도도 이미 여럿 운영되고 있다. 미국의 여러 주가 그러하다.
교육 시간의 길이는 2시간에서 8시간까지 다양하나 구조는 동일하다. 교육을 이수해야 처방 자격이 생기고, 갱신 때 다시 교육을 요구하는 곳도 있다. 다만 그 시간이 짧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될 수 있다. 대마의 복잡성, 특히 생약을 다룰 경우의 복잡성을 감안하면 더 충실한 과정이 필요하다.5.5 반대 논거와 그에 대한 검토
교육 요건에 대한 반론도 존재한다. 환자 접근성을 옹호하는 단체는 교육 요건이 없는 주에서는 의사의 10퍼센트 이상이 인증을 발급하는 반면, 4시간 교육을 요구하는 주에서는 그 비율이 크게 낮다고 지적한다. 교육 요건이 의사의 참여를 위축시킨다는 것이다.
이 지적은 사실로 받아들이되, 세 가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첫째, 참여 의사의 수가 곧 처방의 질을 뜻하지는 않는다. 아칸소주는 교육을 요구하지 않았고 참여율도 낮지 않았으나, 도입 2년 내에 성인 인구의 3.4퍼센트가 인증을 받았고 그 대부분을 전체 의사의 12.5퍼센트가 처리하였다. 인증 건수가 많은 의사일수록 환자의 일반 진료와의 연계 증거가 적었다. 둘째, 접근성 문제는 안전장치를 제거하는 방식이 아니라 교육을 받기 쉽게 만드는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 셋째, 대마는 표준 용량이 없고 마약류로 관리되며 생약 형태로도 쓰일 수 있는 약이다. 오피오이드 처방에 별도 교육을 요구하는 것을 차별이라 부르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제6장 한국의 과제한국은 지금 전환점에 서 있다. 2019년부터 자가치료 제도가 시행되었고, 법 개정을 통해 국내 제조와 처방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개정 논의의 초점은 대부분 원료의 공급과 관리, 곧 재배와 제조, 유통에 맞추어져 있다. 그 사슬의 종착점인 처방에 대해서는 설계가 비어 있다.공급이 준비되어도 처방하는 의료인이 준비되지 않으면 의약품은 환자에게 안전하게 도달하지 못한다. 이를 위해 네 가지가 함께 설계되어야 한다.첫째, 연구 기반이다. 국내에서 카나비노이드와 엔도카나비노이드 시스템을 연구하는 토대와, 여러 분야가 협력하는 다학제 구조가 필요하다. 이스라엘의 연구센터가 보여 주듯, 학문의 축적 없이는 가르칠 내용도 만들 수 없다.둘째, 교육 체계다. 처방하는 의사와 조제하는 약사를 위한 정규 교육과 표준화된 지식 체계가 필요하다. 약리와 적응증, 용량 적정, 제형, 약물 상호작용, 품질과 보관, 법과 윤리를 포함해야 하며, 생약을 취급하는 경우에는 분석성적서 해석과 오염 관리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셋째, 임상 표준이다. 적응증과 용량, 약물 상호작용을 담은 한국형 임상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스라엘이 국가 차원의 처방 매뉴얼을 제공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넷째, 처방 관리다. 교육을 이수한 의료인에게 처방 자격을 부여하고, 처방 등록과 모니터링을 결합하여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오남용은 사후 단속이 아니라 사전 예방의 방식으로 관리된다.이 네 가지는 순서를 가진다. 학문의 정립이 교육과정을 낳고, 교육과정이 처방 자격을 낳으며, 처방 자격이 오남용의 예방을 낳는다. 지금 우리가 논의해야 하는 것은 이 사슬의 첫 고리다.맺음말대마는 하나의 약이 아니라, 하나의 학문이다.대마는 여러 성분이, 몸 전체의 조절계와 그 밖의 수많은 표적에, 여러 질환에 걸쳐 작용한다. 이 광범위한 성질은 하나의 분자 약리학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식물학과 화학, 약리학과 임상의학, 재배와 제조, 그리고 제도와 윤리가 하나의 대상을 향해 모일 때에만 이 물질을 온전히 다룰 수 있다.여기에 더하여 대마는 치료제이면서 동시에 마약류라는 이중성을 가진다. 그래서 다른 의약품보다 높은 윤리성과 전문성을 요구하며, 생약 형태를 쓸 경우에는 품질과 보관, 오염에 대한 전문 지식까지 필요하다. 이런 역량은 개별 의약품에 대한 지식으로 채워지지 않고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서만 형성된다.이것은 학술적 야심의 문제가 아니라 환자 안전의 문제다. 가르칠 체계가 없으면 가르칠 수 없고, 가르치지 않으면 책임 있는 처방도 없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그 체계가 가능하고 또 유효함을 이미 보여 주었다. 미국과 영국의 경험은 그 체계의 일부만 갖추었을 때 무엇이 부족해지는지를 보여 준다.한국은 후발주자의 이점을 가지고 있다. 앞선 나라들이 겪은 시행착오를 알고 있으므로, 처음부터 연구와 교육, 임상과 제도를 하나의 학문으로 설계할 수 있다. 의료대마학의 정립은 그 설계의 출발점이다.

수면 및 진정마취

"수면마취"라는 말은 환자에게 편안하게 들리지만, 의학적으로는 정확하지 않은 표현입니다. 진정마취 상태의 환자는 잠을 자는 것이 아니라 약물에 의해 의식과 반사가 억제된 상태에 있습니다. 자연 수면에서는 호흡과 기도 반사가 스스로 유지되지만, 진정 상태에서는 약물의 용량에 따라 그 보호 기전이 언제든 무너질 수 있습니다. 저는 진정마취를 처음 배우는 분들께 이 차이를 가장 먼저 강조합니다. 환자가 "잠든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이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입니다.진정은 하나의 상태가 아니라 연속선입니다. 가벼운 불안 해소에서 중등도 진정, 깊은 진정을 거쳐 전신마취에 이르기까지, 그 경계는 명확한 선이 아니라 환자의 나이, 체중, 기저질환, 약물 감수성에 따라 계속 움직입니다. 같은 용량의 프로포폴이 어떤 환자에게는 적절한 진정을, 다른 환자에게는 무호흡을 일으킵니다. 진정마취를 시행하는 사람은 자신이 목표한 깊이보다 한 단계 더 깊어질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전제하고, 그 상황에서 기도를 확보하고 호흡을 보조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우리나라의 현실을 보면, 진정마취는 이미 수면내시경, 치과 시술, 소아 영상검사, 피부·성형 시술, 당일수술 등 마취과 밖의 영역에서 매우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상당수가 체계적인 교육 없이 개인의 경험에 의존해 시행되고 있습니다. 진정 중 발생한 의료사고의 대부분은 약물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약물에 대한 이해 부족, 감시의 소홀, 그리고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할 준비가 없었다는 데서 비롯됩니다. 제가 비마취과 의료진을 위한 진정마취 교재를 쓴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현실을 부정하고 "마취과만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보다, 이미 시행하고 있는 분들이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지식을 나누는 것이 환자에게 훨씬 이롭다고 판단했습니다.제가 생각하는 안전한 진정마취의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시술 전 평가입니다. 기도 상태, 수면무호흡 여부, 심폐 기능, 복용 약물, 금식 시간을 확인하는 몇 분이 사고의 절반을 예방합니다. 둘째는 약물에 대한 이해입니다. 프로포폴, 미다졸람, 케타민, 덱스메데토미딘은 각각 작용 시간과 호흡 억제의 양상이 다르고, 특히 병용 시 효과가 단순히 더해지는 것이 아니라 증폭됩니다. 셋째는 감시와 회복입니다. 산소포화도와 호기말 이산화탄소 감시는 선택이 아니라 기본이며, 시술이 끝났다고 진정이 끝난 것이 아니므로 환자가 충분히 회복될 때까지 관찰하는 것이 시술만큼 중요합니다.저의 입장은 일관됩니다. 진정마취는 누가 하든 전문 지식이 필요한 의료 행위이며, 그 지식은 특정 과의 전유물이 아니라 환자를 재우는 모든 의료진이 공유해야 할 공통의 기준입니다. 편안한 시술 경험을 제공하려는 노력이 환자의 안전을 담보로 해서는 안 됩니다. 저는 이 기준을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일이 마취통증의학 전문의로서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실질적인 기여라고 믿습니다.

연구 및 경력

주요이력
(현) 한국원자력병원마취통증의학과과장및 통증센터장
(현) 사단법인카나비노이드연구회회장
(전) 고려대학교안산병원마취통증의학과교수
(전) 네바다주립대의료보건학방문교수
(전) 세계통증학회자문위원
(전) 브리티쉬콜롬비아주립대통증학교실방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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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1.주사바늘 삽입 보조 시스템
10-2024-0181249
2024-12-09
2.자가통증 조절기 제어 방법
10-2024-0000778
2024-01-03
3.뇌파 측정 장치를 이용한 낙상 방지 방법
10-2022-0034796
2022-03-21
4. 호기말 이산화탄소분압을 이용한 스마트 인공호흡 분배기
10-2020-0049711
2020-04-24
10-2516898
2023-03-28
5.실린더형 수액 조절장치
10-2020-0007307
2020-01-20
10-2364493
2022-02-14
6.고정용 모듈을 갖는 카메라 리그 장치
10-2019-0166016
2019-12-12
10-2255341
2021-05-17
7.탈착 및 탈의가 용이한 가운
10-2019-0002918
2019-01-09
10-2112727
2020-05-13
8.자동 수액 유량 조절장치
10-2018-0097389
2018-08-21
10-2058476
2019-12-17
9.카메라 리그
10-2018-006355
2018-06-01
10-2085708
2020-0302